파리의 대표적인 서점 중 하나인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는 단순한 책방이 아니라 문학적 역사의 중심지로 자리 잡은 공간입니다.
오늘은 파리의 역사와 책이 만나는 곳,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서점에 대해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의 탄생과 역사
이 서점은 1919년 미국 출신의 실비아 비치에 의해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당시 비치는 프랑스에 거주하는 영어권 작가들을 위해 영어 서적을 취급하는 서점을 열었으며, 이는 곧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아지트가 되었습니다.
비치가 운영하던 원래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는 몽파르나스 근처의 오데옹 거리 12에 위치하였으며, 1920~1930년대에는 어니스트 헤밍웨이, 제임스 조이스, 에즈라 파운드, F. 스콧 피츠제럴드 등 많은 유명 작가들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특히,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율리시스》가 금서로 지정되었을 때, 실비아 비치는 직접 출판을 도와 문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서점은 문을 닫게 되었고, 실비아 비치는 다시 서점을 열지 못했습니다. 이후 1951년, 미국인 조지 휘트먼이 세느 강 근처 뷔셰리 거리 37 에 새로운 서점을 열었고, 그곳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가 되었습니다. 조지 휘트먼은 실비아 비치에 대한 존경을 표하며, 1964년 셰익스피어 탄생 400주년을 기념해 서점의 이름을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로 변경하였습니다.
문학인들의 아지트,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현재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는 단순한 서점이 아니라 작가들의 집합소이자 문학적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조지 휘트먼은 작가들을 위해 ‘텀블위드' 라고 불리는 독특한 숙박 시스템을 운영했습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전 세계에서 온 젊은 작가들은 서점에서 머무르는 대가로 서점 일을 돕거나, 자신의 글을 집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문인들이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에서 창작 활동을 하면서 이곳은 자연스럽게 현대 문학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또한, 서점은 다양한 문학 행사와 낭독회를 개최하여 작가와 독자 간의 교류를 촉진하고 있습니다. 매년 열리는 ‘페스티벌 앤드 코’ 라는 문학 축제는 세계적인 작가들이 참석하는 행사로, 이곳에서 강연, 토론, 워크숍 등이 열립니다. 수많은 문학 애호가들이 이곳을 찾으며,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는 파리의 대표적인 문화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독특한 점은 단순한 독립 서점이 아니라 출판과 문학적 후원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곳이라는 것입니다. 조지 휘트먼 사후, 그의 딸 실비아 휘트먼이 서점을 운영하며 지속적으로 문학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점 자체가 하나의 커뮤니티로 자리 잡으며, 방문객뿐만 아니라 지역 작가들에게도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에서의 특별한 경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를 방문하는 것은 단순히 책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책과 함께 살아가는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서점에 들어서면 바닥부터 천장까지 빼곡하게 쌓인 책들과 함께 고풍스러운 목재 선반, 오래된 타자기, 손글씨로 적힌 메모들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서점 곳곳에는 조지 휘트먼과 그의 딸 실비아 휘트먼이 남긴 철학적인 문구들이 적혀 있어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특히, 서점의 2층에는 조용한 독서 공간과 오래된 피아노가 놓여 있어 누구나 자유롭게 앉아 책을 읽거나 음악을 연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개방적인 분위기 덕분에 많은 여행자들이 이곳에서 독서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때로는 즉흥적인 문학 토론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또한, 서점 한편에는 작은 카페가 있어 커피를 마시며 문학적 분위기를 만끽할 수도 있습니다.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이곳에서만 구할 수 있는 한정판 서적과 특별한 스탬프입니다. 서점에서 구매한 책에는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의 전용 도장이 찍혀 있어, 이를 기념품으로 간직하려는 독자들이 많습니다. 또한, 서점이 출판사로도 기능하면서 독립 작가들의 작품을 출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현대 문학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는 단순한 서점을 넘어, 책과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소통하고 영감을 나누는 장소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은 파리를 방문하는 모든 문학 애호가들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하는 특별한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