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 과정과 비용의 현실, 최근 도시숲은 단순한 조경 개념을 넘어, 도시의 기후 위기 대응, 미세먼지 저감, 정서 안정, 커뮤니티 회복 등 다양한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오늘은 '도시 숲'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그러나 도시숲이 ‘좋다’는 사회적 공감대에 비해, 실제로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과정을 거치며, 얼마의 비용이 드는지에 대한 정보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도시숲 조성의 현실적 과정을 조명하며, 행정 절차부터 조성 기법, 식재 구성, 그리고 유지관리 비용에 이르기까지 실제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절차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도시숲 조성의 행정 절차와 계획 수립 과정
도시숲은 누가 만들까?
도시숲 조성은 보통 지자체 또는 공공기관 주도로 진행되며, 때로는 민간기업이 기부 형식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관련 법령으로는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도시숲 등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있으며, 이들 법령은 도시 내 녹지 확보와 유지관리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한다.
예를 들어, 서울시의 경우 환경정책과 또는 도시녹화과 같은 부서에서 도시숲 사업을 총괄하고 있으며, 산림청은 ‘도시바람길숲’, ‘미세먼지 차단숲’ 등의 사업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에 예산을 지원한다. 공공기관이 조성을 계획할 경우,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절차를 따른다.
행정 절차 개요
부지 조사 및 적지 선정
자투리땅, 유휴 공간, 폐교지, 도로변 완충녹지 등을 후보지로 삼아, 접근성·환경성·토양 특성 등을 평가한다.
기본계획 수립 및 예산 확보
도시환경 분석, 대상지 토양조사, 교통흐름, 미기후 분석 등을 포함한 기본계획 수립.
국비, 지방비, 민간 기부금 등 재정 조달 방식 확정.
실시설계 및 주민 의견 수렴
전문가(조경가, 산림기술자 등)와 함께 실시설계를 진행하며, 공청회나 주민 설명회 통해 지역사회 의견 반영.
공사 발주 및 조성 공사 착공
조경 시공사 선정, 착공, 감리 수행, 시공 완료 후 준공검사.
사후 관리 체계 마련
녹지 관리 위탁 계약, 지역 주민 협력 체계(예: ‘녹지 돌봄단’) 구성.
숲을 만드는 기술: 조성 기법과 식재 구성
도시숲 설계의 핵심은 ‘입체적 공간 구조’
도시숲은 단순히 나무를 몇 그루 심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기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층식생 구조와 지형 처리, 동선 계획, 생태적 연계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 도시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최대 효과를 내려면, 과학적 설계와 기술력이 필수적이다.
주요 조성 기법
다층구조 식재 기법
교목(1020m), 아교목(510m), 관목(1~3m), 초본류(풀) 등을 층층이 배치해 생물다양성을 높이고, 미세먼지 저감, 온도 조절 효과를 강화한다.
토양개량 및 배수 시스템 구축
도시 토양은 대부분 불투수층이 많고 오염되어 있기 때문에, 토양개량재 투입과 배수로 설계가 필수.
식재 구덩이를 깊이 파고 배수층(자갈, 모래), 비옥한 식재토 등을 순차적으로 넣는다.
지역 기후에 맞는 수종 선택
예를 들어 서울의 경우 냉온대 기후에 적합한 소나무, 느티나무, 청단풍, 산수국, 조팝나무 등이 많이 쓰인다.
조류나 곤충 유입을 유도하는 열매나 꽃이 있는 수종도 함께 배치한다.
생태적 연결성과 사람을 위한 동선 확보
녹지가 단절되지 않도록 인근 공원, 하천, 녹지축과 연결되게 설계한다.
휴게 공간, 산책로, 벤치 등 이용자 편의도 함께 고려한다.
실제 설계 사례
대전광역시에서 조성된 ‘도시바람길숲’은 바람의 흐름을 유도해 미세먼지를 외부로 배출하기 위해 특정 방향성에 맞춰 숲을 설계하였다. 이 숲은 3단계로 구분된 식재 구조, 계절별 경관 변화, 주민 이용시설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모델이다.
유지관리의 현실과 비용: ‘조성보다 어려운’ 사후관리
조성 비용 개요
도시숲 조성 비용은 평당 약 15만원~30만원 수준으로, 면적 식재 수종 토양 상태 시설물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약 150평 규모의 도시숲을 조성할 경우, 약 2,500만원~4,50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여기에 설계비, 감리비, 기반 시설(배수로, 산책로, 조명 등) 설치 비용이 추가되면 총 사업비는 약 6,000만 원에서 1억 원 이상까지 올라간다. 특히 폐공장지나 황폐지 등을 개량하는 경우에는 정화비용과 구조물 철거 비용까지 포함되어 더 높아질 수 있다.
유지관리 비용의 중요성
많은 도시숲 사업이 초기에는 큰 관심을 받지만, 조성 후 관리 예산 부족으로 인해 훼손되거나 방치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실제로 유지관리 비용은 연간 총 조성비의 510%에 해당하는 금액이 적정하다고 알려져 있다. 즉, 연간 약 300만 원500만 원의 관리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요 유지관리 항목
관수(물 주기)
특히 여름철 고온기와 봄철 건기에는 물 부족이 치명적이다.
자동관수 시스템이 없을 경우 인력과 시간 소요가 크다.
잡초 및 병해충 방제
제초작업은 연 3~5회 필요하며, 친환경 방제약 사용이 권장된다.
수형 정리 및 보식(보충 식재)
고사된 나무, 자라지 않는 수종에 대해 보식 및 전정 필요.
시설물 점검 및 안전 관리
산책로, 벤치, 조명, 안내판 등의 정기적 점검 및 수리 필요.
주민 참여형 유지관리 모델
최근에는 행정 주도의 일방향 관리에서 벗어나, 주민 참여형 도시숲 돌봄 모델이 확산되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시 ‘동네숲 가꾸미’ 제도는 주민들이 도시숲의 일부를 맡아 잡초 제거, 물 주기, 청결 유지 등을 자율적으로 수행한다. 이는 비용 절감뿐 아니라, 숲에 대한 애착을 높이고 지역사회 유대감 형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도시숲, 예산과 행정의 예술
도시숲은 단순히 나무 몇 그루를 심는 것이 아닌, 계획·기술·협력·재정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작동하는 도시 생태 인프라다. 조성 전의 과학적 분석, 조성 중의 기술력, 조성 후의 지속적 관리 모두가 필수다. 무엇보다 행정과 주민, 민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만 도시숲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도시를 건강하게 만드는 가장 생태적인 방법은, 아스팔트 위에 그늘을 만들고, 사람과 자연이 함께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도시숲은 그 출발점이자 핵심 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