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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동네에도 만들 수 있을까?

by 블루와치코 2025. 7. 1.

커뮤니티 참여형 숲 조성 가이드. 도시 속 ‘작은 숲’은 이제 더 이상 전문가나 행정기관만의 영역이 아니다. 오늘은 내가 사는 동네에도 만들 수 있는지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최근 도시 생태계 회복과 공동체 복원을 위해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커뮤니티형 숲 조성’이 주목받고 있다. 자투리땅, 골목길, 아파트 공터, 옥상 등 활용 가능한 공간은 생각보다 많고, 주민이 의지만 있다면 작고 지속 가능한 녹지 공간을 직접 만들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주민 참여 방식, 시민단체 협업 사례, 그리고 누구나 실천 가능한 DIY 소규모 녹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실질적인 가이드를 제공한다.

 

내가 사는 동네에도 만들 수 있을까?
내가 사는 동네에도 만들 수 있을까?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참여형 숲’의 조건


작지만 진정한 변화를 만드는 첫걸음

공간 발굴: 숨어 있는 땅 찾기
커뮤니티형 숲 조성은 거창한 부지 없이도 시작할 수 있다. 쓰레기 방치된 공터, 사용하지 않는 놀이터 일부, 자투리 주차장 모서리, 옥상과 담벼락 등이 대상이 된다. 서울시의 ‘공유지 지도’와 같은 열린 행정정보를 통해 사용 가능한 시유지를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예: 서울 성북구의 ‘길꽃마을’은 자투리 땅에 심은 꽃과 덩굴식물로 시작해, 주민의 손으로 골목을 생태길로 바꾸었다.

사람 모으기: 참여의 핵심은 ‘관계’
숲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자원은 사람이다. 10명 이상의 이웃이 모여야 공동체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도 많다. 주민 설명회, 현장 답사, 식재 워크숍을 함께하며 관계를 만들고, 자연에 대한 공동의 책임감을 공유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특히 노인, 아이, 청년이 함께 어우러지는 구성은 세대 간 소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누구의 땅인가?”가 아닌 “누가 가꿨는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된다.

행정과 협업: 작지만 정식으로
지자체에 ‘주민참여예산제’, ‘마을정원 공모사업’, ‘도시재생 주민제안형 프로젝트’ 등을 신청해 제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서울, 성남, 수원, 대구 등 여러 지자체에서 이 같은 예산을 통해 작은 숲을 만들어냈다. 초기 단계에서 담당 부서(환경과, 도시재생과 등)와 상시적으로 소통하면 행정적 난관을 줄일 수 있다.

 

 

 

 

시민단체와 함께 만드는 지속 가능한 녹색 공동체


전문성과 지역성을 연결하는 힘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등의 생태 시민단체
전문적인 녹화 설계, 토양 분석, 식재 컨설팅을 지원하는 시민단체들과의 협업은 매우 유용하다. 예를 들어 녹색연합은 ‘도시숲 나누기 프로젝트’에서 도심 속 방치된 공간을 마을 숲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 왔으며, 주민 역량강화 교육도 함께 제공한다.

사례: 마포구 망원동에서는 주민과 ‘서울환경운동연합’이 함께 낡은 놀이터 공간을 생태놀이터 겸 숲공원으로 바꾸었다. 도심의 녹지와 놀이 기능을 함께 고민하며, 안전성과 생태적 다양성을 모두 확보한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학교, 마을학교와의 연계
아이들이 숲을 직접 만들고 가꾸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지역 초등학교와 연계한 교육형 녹화도 가능하다. 학생들과 학부모가 참여하는 ‘텃밭형 생태숲 조성’, 또는 ‘학교 담벼락 수직정원 만들기’는 교육과 실천이 결합된 좋은 사례다.

예: 은평구 불광동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교사·학생·학부모가 협력해 폐벽돌과 폐자재를 활용한 ‘업사이클링 정원’을 만들고, 이를 지역 주민에게 개방해 커뮤니티 허브로 활용하고 있다.

NGO+주민+행정의 삼각 협력 모델
단일 주체가 아닌 세 주체(주민, 시민단체, 공공기관)가 각자의 역할을 하며 장기적으로 유지 가능한 구조를 만든다. 행정은 예산과 제도적 기반, 시민단체는 기술과 교육, 주민은 운영과 유지관리의 주체로 역할을 분담한다. 이는 단순히 ‘심고 끝나는’ 녹화가 아닌, ‘살아 있는 공동체 기반의 숲’으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 전략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DIY 도시숲 조성 프로젝트


심는 것보다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

옥상정원 만들기
아파트 옥상이나 주택 지붕 위는 도시의 ‘버려진 수평 공간’이지만, 가장 활용하기 좋은 소규모 숲 조성 공간이기도 하다. 우선 컨테이너형 플랜터나 이동식 텃밭 상자를 배치하고, 초화류(라벤더, 마타리), 관목(산철쭉, 남천) 등을 식재한다. 빗물을 저장해 관수에 활용하거나, 태양광 패널과 연결한 자동 물주기 시스템을 붙일 수도 있다.

주의할 점은 하중 계산과 배수 구조로, 관련 전문가나 건축사와 사전 상담이 필요하다.

골목길 수직정원 조성
골목 벽면을 활용한 수직정원은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좋은 방식이다. 벽에 철제 프레임을 설치하고, 다육식물, 덩굴성 식물(담쟁이덩굴, 제라늄) 등을 활용한다. 디자인 요소를 가미하면 마을의 시각적 미감도 높일 수 있고, 여름철 벽면 온도를 5도 이상 낮추는 효과도 있다.

예: 창신동 일부 골목길에는 마을예술가와 주민이 벽면 녹화와 벽화 작업을 함께 해, ‘녹색 갤러리’를 탄생시켰다.

포켓가든 만들기
공용 건물 앞, 가게 입구, 버스정류장 주변 등 자투리 공간에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방식이다. 폐목재나 폐자전거 바구니, 업사이클링한 통을 화분으로 활용해 소형 녹지대를 만든다. 이 방식은 비용 부담이 적고 관리가 쉬워, 소상공인 참여 유도에도 효과적이다.

소규모라도 지속적으로 관리되면 주민의 인식 전환과 애착 형성에 크게 기여한다. 녹지를 통해 마을의 ‘풍경’뿐 아니라 ‘정서’도 달라진다.

 

작게 시작해서, 함께 키우는 녹색 마을
커뮤니티 참여형 숲 조성은 단순히 나무 몇 그루를 심는 활동이 아니다. 그것은 이웃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도시 환경을 바꾸며,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실천이다. 대단한 기술이나 큰 예산이 없어도 된다. 중요한 건 함께 심고, 함께 가꾸며, 함께 책임지는 것이다.

‘작은 숲’은 더 이상 희망사항이 아니다. 당신이 사는 바로 그 동네, 그 골목, 그 옥상에서도 시작될 수 있다. 오늘 이 글이 그 첫 삽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