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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숲의 위치가 만드는 기후의 차이: 도심 vs 외곽

by 블루와치코 2025. 7. 9.

같은 도시, 다른 숲 – 위치가 바꾸는 기후 풍경. 오늘은 도시 숲의 위치가 만드는 기후의 차이: 도심 vs 외곽에 대해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도시가 팽창하면서 녹지 공간은 점점 더 중요한 기후 조절 인프라가 되고 있다. 그러나 도시 숲이라 하더라도 그 위치에 따라 도시 기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다르다. 같은 도시 내에서 도심에 위치한 숲과 외곽에 조성된 숲은 기온, 습도, 바람 흐름 등 미기후 요소에서 뚜렷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도심 숲은 빽빽한 건물 사이에서 열섬 완화와 대기 질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공간 제약과 높은 오염도, 인위적 열원 영향으로 인해 외곽 숲에 비해 기능이 제한될 수 있다. 반면, 외곽 숲은 넓은 면적과 자연 환경과의 연결로 보다 자연에 가까운 생태계 기능을 발휘하며, 도시 전체의 기후 안정성에 기여한다.

이 글에서는 도시 숲의 위치가 만들어내는 기후 차이를 세밀히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도시 설계와 녹지 배치 전략에 대해 고찰한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녹지 면적 확대를 넘어서 ‘어디에, 어떻게’ 숲을 배치할 것인지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도시 숲의 위치가 만드는 기후의 차이: 도심 vs 외곽
도시 숲의 위치가 만드는 기후의 차이: 도심 vs 외곽

 

 

 

도심 숲: 빽빽한 도시 속 ‘작은 오아시스’의 역할과 한계

도심은 고층 건물과 도로, 아스팔트로 뒤덮인 공간이다. 이곳에 조성된 도시 숲은 다음과 같은 특징과 기능을 지닌다.

열섬 완화와 기온 조절
도심 숲은 집중된 열원을 직접 차단하는 그늘막 역할을 하며, 증산작용을 통해 주변 공기를 냉각시킨다.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인근의 소규모 도시 숲 연구에 따르면, 숲 주변 기온이 인근 불투수 포장 지역보다 평균 1.5~2도 낮았다.

하지만 도심의 높은 인공열 방출과 건물 사이 좁은 공간은 기류 흐름을 방해해 냉각 효과가 넓게 확산되기 어렵다. 또한 오염물질과 먼지, 열이 숲 내부로 유입되면서 식생 스트레스가 심화돼 숲의 건강과 기능 유지에 제약이 따른다.

습도 조절 및 대기 질 개선
도심 숲은 증산작용으로 지역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며, 대기 중 미세먼지와 오염물질을 일부 흡착해 대기 질 개선에 기여한다. 다만, 주변 차량 배출가스와 인위적 오염원이 많아 외곽 숲보다 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도심 숲의 사회적 가치
도심 숲은 시민 휴식 공간으로서 정서적 안정과 건강 증진에도 기여한다. 좁은 공간에서도 설계와 관리에 따라 다양한 생태적·사회적 기능을 발휘할 수 있어, 도시민 삶의 질 개선에 필수적이다.

 

 

 

 

외곽 숲: 자연에 가까운 넓은 공간에서 펼쳐지는 다층적 기능

외곽 숲은 도심을 둘러싸거나 근교에 위치하며, 상대적으로 넓은 면적과 자연 환경과의 연계성을 가진다.

넓은 면적에 의한 강력한 기온 저감 효과
외곽 대규모 숲은 복사열 흡수, 증산작용, 바람길 조성 등 여러 메커니즘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뤄 도시 전체의 열섬 현상을 완화한다. 예를 들어, 서울 남산과 북한산 국립공원 인근 지역은 도시 중심부보다 평균 2~3도 낮은 기온을 기록한다.

넓은 숲은 열을 저장하는 능력과 대기 순환 촉진 효과가 커, 특히 야간에도 기온이 낮게 유지되어 도심 온도를 장기적으로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대기 질 개선과 생물 다양성 유지
외곽 숲은 대기 중 오염물질 제거뿐 아니라, 다양한 생물 종의 서식처를 제공해 생태계 건강성을 높인다. 이는 도시 전체의 환경 회복력 강화와도 직결된다.

외곽 숲과 도시 경계 조절
도시와 자연 생태계 사이의 완충 역할을 수행하며, 홍수 예방, 바람길 역할, 미세먼지 확산 차단 등 복합적 기능을 가진다. 특히 집중호우 시 빗물 저류 및 침투 기능으로 도시 침수 피해 감소에도 기여한다.

 

 

 

전략적 녹지 배치: 도시 숲 위치에 따른 맞춤형 설계의 필요성

도시 숲이 기후 조절에서 최적의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녹지 면적 확보’를 넘어, 도심과 외곽 숲의 기능적 차이를 고려한 전략적 배치가 필수적이다.

도심 숲 배치 전략
미기후 완화 집중 구역 설정: 대로변, 공공 시설 주변 등 열섬과 오염이 집중되는 곳에 소규모 도시 숲을 조성하여 즉각적 열 완화와 공기 정화 기능 강화

바람길과 연결된 녹지 축 조성: 좁은 공간이라도 바람길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시 숲을 연결하여 기류 흐름 원활화

수종 선택과 관리 강화: 도심 환경에 적합한 내오염성 수종과 증산능력이 높은 수종 위주로 조성해 숲 건강 유지

외곽 숲 배치 전략
도시 열섬 완화를 위한 광역 녹지 축 조성: 도시 외곽에 대규모 숲과 자연 공간을 연결해 도시 전체 기후 안정화 도모

생태계 복원 및 물 순환 기능 강화: 홍수 예방과 수질 개선을 위한 습지, 저류지와 연계한 녹지 공간 설계

주변 개발 관리: 도시 확장과 연계해 외곽 숲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토지 이용 계획

통합적 도시 기후 대응 체계 구축
도심과 외곽 숲의 상호 보완적 역할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녹지 네트워크 구축과 함께, 기후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설계와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도시 미기후 조절, 재난 대응, 시민 건강 증진 등 다양한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녹지의 ‘위치’가 만드는 도시의 미래 기후
도시 숲은 ‘녹지의 양’뿐 아니라 ‘녹지의 위치’가 도시 기후에 미치는 영향에서 결정적인 변수다. 도심의 작은 숲들은 즉각적이고 국지적인 열 완화와 대기 질 개선을 담당하는 반면, 외곽의 넓은 숲들은 도시 전체 기후 안정성 확보와 생태계 건강성 유지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도시 설계자는 이러한 차이를 인지하고, 도심과 외곽 숲의 강점과 한계를 고려한 맞춤형 녹지 배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미래 도시의 기후 회복력과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녹지의 ‘위치’를 결정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도시 숲의 과학적 이해와 전략적 활용이, 우리 도시를 더 건강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만드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